Vamos a la playa, 우리는 해변으로 간다!
Vamos a la playa~ A mi me gusta bailar~ ♪
해변에 가자~ 나는 춤추는 걸 좋아해~
본격적인 여름이 되면, 그라나다의, 아니 스페인의 이곳 저곳에서 쉬지않고 흘러나오는 노래!
Vamos a la playa!!!!
해변으로 가자~!!!!!!
찌는 듯한 더위, 아니다. 타는 듯한 더위 아래, 여름이 찾아오기 전, 일찌감치 그라나다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해변으로 떠나고,
그라나다 시내는 온통 전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여행자들이 북적이는 여름의 그라나다는 그 나름대로의 활기가 있다!
그리고 그 여행자들의 대부분도 그라나다에 머물면서 그라나다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해변으로 혹은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골짜기 마다 숨겨진 시원한 계곡으로 물놀이를 떠난다!
그래서 우리도 떠났다! 지난 여름, 렌트카를 빌려서 그 아름답다는 알메리아의 카보 데 가타(Cabo de Gata)로!!!!!!
그들이 꼽는 최고의 해변가, Cabo de Gata
그라나다를 찾는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바닷가는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살로브레냐, 알무녜카, 혹은 네르하, 말라가 이지만,
그라나다 사람들에게 어느 해변이 가장 아름답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그라나다주의 옆에 있는 알메리아주의 Cabo de Gata 를
첫손가락에 꼽는다.
알메리아는 스페인에서 유일하게 사막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서부영화를 그쪽 사막에서
많이 촬영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 흔적도 그대로 남아있어 알메리아에는 알메리아의 헐리우드라고 불리는, 예전의 서부영화
촬영지들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들어오는 많은 밀입국자들이 그쪽 바다로 들어온다고도 한다. 사람이
많아 분주한 네르하, 알무녜카 같은 곳 보다는 그쪽이 더 안전한 것일까. 마약류를 실어나르는 배도 그쪽으로 들어온다고 하고,
어쨌든, 카보 데 가타는 참 아름다운 해변이라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라나다에서 카보 데 가타에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가도 되지만, 버스를 타면 빙~ 돌아서 가기 때문에 시간이 훨씬 많이 든다고 해서, 우리는 네명 정도의
친구들이 모여 차를 렌트해서 가기로 했다. 운전은 자동차 정비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독일에서 온 오케이 라는 친구.
그리고 나는 조수석에 앉고, 다른 친구 두명은 뒷좌석에 앉아서, 스페인에 와서 처음으로 렌트카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 ^^
하지만 넷다 외국인인 우리는, 길을 잘 모르는 게 당연했고, 렌트카에 달려있던 네비게이션에서 나오는 영어 였는지 스페인어 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것에 귀를 기울이며 가야 했다. ^^;
날씨는 그야말로 환상!!!!! 이 뜨거운 날에는 바다에 들어가는 게 진리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뜨거운 날씨. ㅡ,.ㅡ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서 싸온 도시락을 펴놓고 카페 콘 레체와 함께 먹기도 하고, 바다로 가는 길은 언제나 마냥 즐겁기만 하다!!!
흐린 하늘 가운데 비추는 한 줄기 은빛 태양, 그 희망!
한참을 달려서 도착한 카보 데 가타는, 그야말로… 너무나 아름다운 해변가 였… 으나.
왠일인지 날씨가 급격히 변해서, 흐린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이게 왠 날벼락인가. 그림같은 해변에서 풍덩풍덩 물놀이 좀 해보겠다고 차까지 렌트해서 그라나다에서부터 달려왔건만.
일단 이렇게 된 이상 날씨가 나아지길 기다려보면서, 배부터 좀 채우기로 했다.
해변가에는 식당이 많이 있었고, 우리가 갔던 8월 즈음에는 이미 성수기는 끝났는지, 꽤 많은 해변의 별장들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흐
린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하늘 아래, 사람이 별로 없는 조금은 을씨년스러운 해변가의 저렴한 타파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거의 반은
체념한 상태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늘을 바라보며 음료를 한잔씩 마시고 타파들로 배를 채우며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한 삼십여분… 해변가의 날씨는 정말 한시 앞을 알 수가 없다고 했던가.
말도 안되는 거짓말 처럼 바다 한 가운데로 태양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더니, 순식간에 하늘이 파랗게 개었다!!!!!!!
희망이라는 건 덧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애써 바닷가에 놀러왔는데 날씨가 흐릴 때, 이렇게 갑자기 날씨가 개어버리면, 역시 그 실낱같았던 희망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
태양, 아마 그 어느 곳이라도 그렇겠지만, 이곳 안달루시아의 태양은 조금 특별하다.
왜 그런건지, 이 태양빛 아래의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색으로 빛난다. 빛이 조금 더 투명한 걸까? 아니면 이곳의 공기는 조합이 다른 곳의 그것과 조금 다른 걸까?
을씨년스럽던 카보 데 가타 해변에 안달루시아의 태양이 내리쬐자 순식간에 해변은 그림같은 푸른 바다와 새하얀 집들이 늘어선, 게다가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은 한적한 바닷가로 변했다!!!!!
와!!!!!! 정말 그야말로 A mi me gusta baila 를 노래하며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었다!!!!!
상어는 무섭지만, 그래도 바다는 좋아!
바닷가에는 여름이 끝나가는 시기라, 정말 사람이 별로 없었다.
간간히 태양빛을 즐기기 위해 자리를 깔고 누운 사람들이 보였고, 바닷가 안에 들어가서 노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여름의 끝물이라도 물은 여전히 따뜻했고, 그 감사한 태양 아래 바닷가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그건 또 예의가 아니지!
우리는 정말 알메리아의 그 투명한… 정말 투명한… 에메랄드빛으로 보석처럼 빛나는 카보 데 가타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신나게 수영을 하며 놀았다!!!!
바닷가에서 내 키보다 깊은 곳에서 수영을 해본 적은 그곳에서가 처음 이었다.
함께 간 친구 중 멕시코에서 온 친구 하나가 수영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진짜 신나게 놀고 있길래, 나도 따라 깊은 곳으로 들어가 봤는데,
왜 였을까. 참 말도 안되게, 내 발에 땅에 닿지 않는 그 순간에 나는 상어가 생각났다. ㅋㅋㅋㅋㅋ
물이 무서운 것도 아니었고, 수영도 좋아하는 내가, 그 순간, 그 친구를 따라 바닷물 속에서 발로 물장구를 치며 한 곳에 꼿꼿이 떠있는 법을 배우는데, 만약에 상어가 나타나서 나를 물어버려도, 나는 못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웃긴 이야기지만 나에게는 꽤 심각했다. 그래서 깊은 바다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허리 정도까지 오는 바닷물에서 헤엄을 치며 놀았다.
한 곳에 있는 것 보다는 역시 이리 저리 헤엄치며 다니는 게 재미있다.
정말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중해에 상어가 나타날 리는 없었는데. ㅋㅋㅋ
사실, 이곳 사람들이 여름에 상어보다 더 무서워 하는 건 해파리.
그해 여름에도 엄청 큰 해파리가 덮쳐 죽은 사람이 있다고 하니, 한국에서는 해파리로 요리를 해 먹는다고 하면 다들 놀란다. 하하..;;;
그 해변이 들려주는 작고 하얀 동글동글한 돌들의 이야기
바닷가에 누워 언제 보아도 질리지 않는 투명한 태양과 파아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파란 하늘에 정말 그림같이 작은 구름 몇개가 둥실둥실 떠간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갈 수록 바닷가의 색깔이 너무너무 아름답게 변한다.
바닷가의 작은 모래알들 사이로 하얗고 동글동글한 돌들이 눈에 띈다.
하얗고 동글동글한 돌들만을 골라 내 손바닥 위에 얹어 놓는다.
비슷한 모양과 색깔을 가진 돌들을 골라 모으는 것은
마치 이 낯선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친구가 될 누군가를 만나는 것과 닮아있다.
저 위에 계신 신이 모래알처럼 많은 사람들 가운데 그 만이 알 수 있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 하나 골라 모아
그라나다 라는 신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것이겠지.
이곳에 오기 얼마 전 꽤 친했던 친구가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그들에게는 여행지이자 휴가지 였겠지만, 나에게는 고향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장은 살아가는 터전인 이곳에서,
그 친구들과 내가 나눈 우정은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하는 허전함이 아직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카보 데 가타의 해변가, 내 손바닥 위에 놓여있는 하얀 돌들을 보니 조금은 알 것 같다.
동글동글하고 하얀 돌들을 손바닥 위에 얹어놓고 잠시 바라보다 모래 바닥에 놓는다.
내 손에서 내려온 저 돌들은 지금은 함께 모여 있어도, 이 모래밭 위에 한사람, 두사람의 발걸음이 지나고, 매일같이 찾아오는 바람이 지나고, 몇 번의 비 마저 내리고 나면, 서로 어디 있는지도 모를 저 멀리 뿔뿔이 흩어지겠지.
이곳에서 만나 함께 웃고 함께 즐거워하며, 또 함께 인생을 이야기했던, 지금은 여기 없는 나의 친구들 처럼.
인연이란 건 그런 것이리라.
알메리아의 카보 데 가타에서는 그야말로 바다에 온종일의 시간을 투자했다.
날씨도 따뜻하고, 축복받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바닷물에, 버스 시간이 급한 것도 아니고 차까지 렌트해 온 마당에 서두를 게 뭐가 있겠는가.
게
다가 그곳은 정말 바다가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 국립공원인 만큼 다른 아름다운 것도 많이 있었겠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단연 그
무엇보다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으리라 장담하는 그 푸른 바다에서 해가 뉘엿뉘엿 질 때 까지 신나게 놀았다.
2012년 여름의 마지막 바다를 품에 담고 카보 데 가타를 떠나며, 아쉬움 보다는 가슴 가득 넘실대는 치유의 바다를 담는다.
이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태양과 내 손바닥 위에 잠시 함께 놓여있던 열개 남짓의 하얗고 동글동글한 돌들도 이 여름과 함께 언제나 기억하리라.
아쉽게 놓쳐버린 알메리아의 헐리우드
그라나다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 모두는 녹초가 되어 운전을 하던 독일 친구와 조수석에 앉은 나를 제외한 뒷자석의 친구들은 금새 잠이 들어 버렸다.
나는, 스페인어를 아직 잘 모르는 오케이가 네비게이션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조수석에 앉아서 네비게이션의 스페인어로 된 안내에 귀를 기울이며 창 밖으로 지나가는 알메리아의 사막을 바라본다.
모로코에서 보았던 정말 모래밖에 없는 사하라 사막과는 좀 다른, 말 그대로 서부영화에 나올법한 건조한 사막들이 넓게 펼쳐져 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다가, 깜빡하고 서부영화 촬영지를 보존하고 있다는 알메리아의 헐리우드는 지나쳐 버렸다.
차를 타고 가다가 우측에 그곳으로 빠지는 길이 나왔는데, 여차하는 사이에 운전을 하던 독일친구도 나도 그곳으로 빠질 생각을 못하고 직진을 해버린 것이다.
혹시나 돌아서 들어갈 길이나, 유턴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나 하는 마음에 계속 가며 찾아보아도 아쉽게도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없다. ㅜㅠ
카보 데 가타에 들렀다 알메리아의 헐리우드에 들르실 분들은 이정표를 잘 확인하시길!
올 때도 그렇고 갈 때도 그렇고 운전을 하느라 고생이 많은 독일인 친구 오케이. 그 친구의 이름은 오케이. 만사 오케이? ㅋㅋㅋ
그래도 싫은 내색 한번 안하고 참 고맙다. 나도 운전면허가 있고, 국제 면허증도 만들어 왔는데, 이곳의 렌트카는 거의 다 기어식이라, 2종보통인 나의 면허로는 운전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기어식으로 된 차는 나는 운전을 못한다.
그래서 열심히 옆 자리에서 오케이와 수다를 떤다. 둘 다 외국인인지라 네비게이션에서 나오는 스페인어를 못 알아들을까봐 노심초사하며. ㅋㅋㅋ
알메리아의 헐리우드는 오케이가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고, 내내 아쉬워 했다.
내가 이정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니 가다가 괜찮은 마을이 있으면 보고 가자. 했더니 좋단다. ^^
뜻밖의 선물, 작고 아름다운 그 마을 La Calahorra
해가 뉘엿뉘엿 지고 세상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었을 때 쯤, 저 멀리 성 하나가 보였다.
오케이가 그곳을 보고가자며 차를 그 성이 있는 마을로 돌린다.
그라나다도 멀지 않았고, 잠시 보고 가면 괜찮을 것 같아 모두들 그 마을에 들르기로 한다.
그곳은 La Calahorra 라는 작은 마을이었다.
운전솜씨가 좋은 오케이는 작은 차를 요리조리 비집고 좁은 골목길 사이로 이리저리 길을 찾아 들어간다.
그.런.데. 성으로 오르는 오르막길이 나오며, 문제가 시작되었다.
오르막 경사가 꽤 큰 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것이다.
나
는 예전에 가족들과 함께 기어식으로 된 차를 몰아 통영으로 여행을 갔다가, 경사가 꽤 큰 오르막에서 신호에 걸려, 하마터면 밑으로
내려갈 뻔 한 적이 있어서, 차를 아래에다 세우고 걸어 가자고 했지만, 운전에 자신이 있던 오케이는 중간 까지는 차를 몰고 갈 수
있다며 핸들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한 몇 블럭 돌아가고 커브를 돌아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데 차마 커브를 돌 만한 공간이 안 나오는 거다.
그렇다고 렌트한 차에 흠집을 낼 수도 없고, 무리해서 가다간 까딱하다간 1미터는 족히 될 듯한 길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 같았다.
기어가 낑낑대는 소리가 몇 번 나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불안해서 차에서 내렸고, 다른 친구 하나가 차에서 내려 차의 뒷쪽을 봐주며 운전을 도와 주었다.
그리고 한 십오분 정도 그렇게 고생한 끝에 다.행.히. 오르막길에 무사히 차를 세울 수 있었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두 친구는 바닷가에 다녀온 데다 잠시 긴장을 한 탓인지 피곤하다고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오케이와 나 둘이 마을의 언덕 꼭대기에 있는 성을 보기 위해 올라갔다.
한 편의 시와 같은 오래된 성 주변을 거닐며...
아… 그 언덕을 올라가는 길에 내려다 본 노을이 온통 뒤덮인 그 조그마한 마을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성에 가까워질 수록 집들이 오래되고 무슬림 양식의 집들도 보이는 것 같았다.
작
은 마을의 작은 언덕의 작은 광장 옆 작은 의자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무뚝뚝한 표정의 할머니 한 분과 할아버지 한 분이 나란히
앉아, 아마도 이 마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을 동양인을 빤히 바라보신다. 환하게 웃으며 올라~! 해보지만, 여전한 표정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참 실례되는 말씀이지만 귀여우시다. ㅎㅎㅎ
성은 멀리서 볼 때는 그렇게 큰 줄 몰랐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거대한 성이었다!!!
게다가 성벽이 무슨 철갑을 두른 것처럼 두텁고 높고 거대해서, 그 압도적인 존재감이 상상 이상으로 멋진 성이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작은 마을의 언덕 위에, 마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있을 법한 오래된 성은, 언덕 너머로 어느 새 반쯤 넘어간 태양빛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말없이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분명 그곳에는 마을의 사람들만이 알고있는 전설이 있을 것이다.
해가 지는 Calahorra 의 오래된 성은, 멋있다는 말보다는 서정적이다는 말이 더 어울릴 듯 하다.
화려하고 멋지지는 않아도, 그 오랜 세월 동안 이 투명한 하늘 아래 매일 해가 질 때면 성을 찾아드는 사연 많은 저녁 노을과 무언의 대화를 함께 나누었을 성의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시와도 같다.
생각보다 꽤 컸던 성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내려가는 길에, 이 동네 아이들이 언덕위로 올라와 마을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에는 멋부리지 않은 고즈넉한 성 만큼이나 소박한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들이 숨어있을 것 같다.
이 마을에 하룻밤 머물며 그 작은 이야기들을 깨알같이 들어보고 싶지만, 이제는 그라나다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벌써 하늘에 군청색이 감돌고, 밝은 별 몇개가 빛나기 시작한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한 번 찾아오리라 마음먹고 차를 몰아 그라나다로 향한다.
바다가 들려주는 노랫소리, 그 안에서 한없이 행복했던 우리들의 바다여행
렌트카를 돌려주기 전에 기름을 넣는데, 기름값도 좀 비쌌고, 렌트카의 비용도 꽤나 비쌌던 걸로 기억한다.
모두들 하루 풀코스의 바다여행에 녹초가 되어 말이 없었지만, 특히나 하루 종일 별 말 없이 안전하게 운전을 해준 오케이에게 참 고마웠다.
스페인어도 아직 익숙하지 못한데 열심히 이정표 읽어가며 운전하느라 배로 힘들었겠지.
몸이 천근 만근이지만 그래도 여행의 마무리를 위해 엘비라 거리의 지금은 없어진 유명한 해산물 타파스 바, 페스카도르 에서 맛있는 오징어튀김을 곁들여 맥주 한 잔 씩을 하고 긴 하룻동안의 바다 여행을 마친다.
내 손바닥 위에 놓여있던 그 하얀 돌들은 아직도 카보 데 가타 해변가에 있을까.
그들 중 몇몇은 바닷물에 휩쓸려 바다 아래에 가라앉아 있을 테지.
또 그들 중 다른 몇몇은 모래밭 위에서 여기 저기 흩어져 또다른 돌들을 만나고 있을것이다.
카보 데 가타를 떠올리면, 떠나간 친구의 빈자리를 채워주던 투명한 푸른빛의 치유의 바다, 그 늦여름의 바다내음이 난다.
또 어렴풋이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어느 새 내 손바닥 위에 그날 잠시 머물렀던 하얀 돌들이 놓여져 있다.
그리고, 그 돌들을 생각하며,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한 때 이 도시에 나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고 또 즐거운 벗이 되어 주었던 많은 친구들을 생각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손 위의 돌들을 영원히 쥐고 있을 순 없지만,
이렇게 언제든 불러낼 수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이 내 가슴 속 한가득 있으니 더는 아쉬워하지 않기로 하자.
그 어떤 헤어짐도 만남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테니.
Los Momentos del Cabo de G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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