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는 한국에 다녀올 예정이다.
스페인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 가는 첫번째 여행이다.
마음이 들떠있어야 정상이지만, 사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마냥 들떠있을 수 만은 없는 현실이다.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서 내가 해오던 나의 연구를 진행하고 발전시켜서 일정 부분 이상의 성과를 내어야 한다.
이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자 하고 싶은 일이다.
또 다른 일은, 넓게 보았을 때 내가 공부하고 영역과 관련하여 나에게 들어온 일들이다. 이 일들은 나의 연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영역에서 현실적으로 나에게 금전을 줄 수 있고, 앞으로 일을 받고자 할 때 경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일들이다. 이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고,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다.
여기서 문제는 모두 일이라는 것이다.
나는 아직 이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연구를 업으로 삼고 일을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공부를 더 해야하고, 경력을 더 쌓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왔다.
그리고 지금 이 모든 것을 나는 다 해내고 싶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전부 '일' 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다.
그래서 요즘은 하루 종일 일을 한다.
쉼 없이 일을 하는데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은 하루를 보냈을 때
이런 내 모습을 보면서, 무엇을 위해서 나는 사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쉬고도 싶고, 놀러 가고도 싶고, 균형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일을 해야 하고, 지금 일을 하는 것이 나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득 걱정이 되는 것은 이런 순환이 이 일을 하는 한 평생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언제쯤 나는 스스로의 실력을 어느 정도 믿을 수 있게 될 것이며.
언제쯤 경력을 쌓는 것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될 만큼 나의 분야에서 나의 연구가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인가.
과연 그런 날이 올 것인가.
지금 이 자리에 오기 전에는
여기까지 오면 내가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물론 여기까지 오기 전 보다 더 많은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다.
한 단계 올라가면 아마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가 나에게 올 것이다.
어디까지 올라가야 하는 걸까.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삶의 균형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언제쯤, 일도 만족할 만큼 하고, 노는 것도 만족할 만큼 하고, 건강도 유지하면서 살 수 있을까.
어쩌면 지금도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 하루는 종일 앉아서 이 일을 하고 끝내야지. 라는 이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단 시간에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계획적으로 꾸준히, 계획은 현실적으로 수립하고, 그 계획을 매일 매일 충실히 지켜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매일 계획한 양 만큼의 일을 하고, 그것에 만족하고, 그것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삶의 균형도, 내가 원하는 목표도 성취할 수 있다.
이것은 매일 똑같은 양의 약을 같은 시간에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계획적인 삶을 살아보자.
하지만 일단 오늘은 이 일을 다 끝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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