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창문이다

Barcelona days/una ventana

by priim 2019. 7. 10. 07:50

본문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음악듣기, 영화보기, 콘서트, 사진찍기 등등.. 언제나 나열하는 나의 취미들 가운데,

늘 잊어버리고 넣지 않았던 나의 진짜 취미는 글쓰기다. 

돈을 벌기 위한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글쓰기가 아니라 

그냥 마음 가는데로 그때 그때 떠오르는 단어와 문장들로 

하얀 빈 칸을 검은 글자 하나 하나로 채워가면 

그 행간에 혼자 의미를 부여하고

그런 글쓰기를 나는 참 좋아한다. 

 

타지에 살며 이곳 언어로 말하고 듣고 생각하고 꿈꾸면서

한동안, 꽤 오랫동안 나는 이런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 

언젠가 누군가의 말처럼 이곳 언어로 생활해야 한다는 일종의 암묵적 강박 때문이었을까. 

글을 쓸 여유가 없었던 것일까. 

아마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종류의 글을 쓰지 않는 하루 하루는 

너무나 내 앞의 한 걸음만 열심히 열심히 걸어가는

너무나 그 순간 순간만을 열심히 살아가는

매 순간이 너무나 치열해야만 하는 그런 나날들이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글을 쓰지 않은 지난 날 나는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내가 얻었던 것들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제 다시 나와의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 

 

누군가의 SNS 에서 읽었던 글 중에 이런 글이 있었다. 

'그런 사람이 있다. 햇살이 가득한 창문을 들여다 보는 것 같은,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따뜻하고 밝은 에너지로 가득하게 해주는 사람.'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타인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창문이다. 

햇살이 가득한,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 사람들이 바쁘게 뛰어다니는, 정성스럽게 가꾼 작은 정원이 보이는

누군가의 창문이다. 

 

나는 이제 다시 나의 창문을 연다.

그리고 나와의 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  

 

'Barcelona days > una ventan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템플 스테이. 그 후.  (0) 2019.11.20
나를 인정하는 과정  (0) 2019.08.27
할 일,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일  (0) 2019.08.22
나의 병  (0) 2019.07.31
그 때의 나에게 물어본다.  (0) 2019.07.1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