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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의 여름을 알리는 산 후안의 밤!

Granada days/Encanto

by priim 2013. 6. 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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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리를 한 탓에 밤을 꼴딱 새고 낮에 잠들어 밤 10시에 일어나 버렸다.
원래 오늘은 사크로몬테의 동굴 박물관에서 축제가 있는 날이라 거기에 가려고 했었는데, 이미 시작했을테니 포기해야겠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친구에게 아까 왔던 카톡이 떴다.

카테드랄 앞에서 하는 공연을 보고 달을 보러 가지 않겠냐고.

한시간 쯤 전에 온 메세지라 이미 공연을 보고 나왔을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라나다는 요즘...


그라나다는 요즘 뮤직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12년 전 그라나다에 처음 왔을 때 내가 만난 그라나다도 뮤직 페스티벌 기간 중이어서 멋진 공연을 카테드랄 앞 광장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그라나다의 뮤직 페스티벌은 그냥 음악만 들려주는 게 아니라, 뮤직 앤 댄스. 즉 멋진 퍼포먼스도 함께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서, 주로 메인 공연들은 헤네랄리페나 알람브라의 아라야네스의 뜰에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내 곳곳에서도 멋진 공연들이 펼쳐진다.


어제는 그런 무료 공연 중 하나를 보러 갔었다.

시청 앞 광장에서 펼쳐졌던 그 공연 자체는 별로였지만, 공연 전에 기다리는 시간 동안 밴드 하나가 올라서 간단한 음악을 연주하자 광장에 기다리던 시민들이, 특히 나이든 할머니 할아버지 커플들이 광장으로 나아가 함께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고 귀여우셨다.

음악이 있으면 춤을 추어야 하는 이 당연한 이들의 사고방식이 너무 마음에 든다. 커플로 오지 않았어도 흔들 흔들 음악에 맞추어 리듬을 타는 키가 큰 어느 할머니의 춤사위가 멋스럽다. 

나도 광장으로 나아가진 못하고 서 있던 자리에 서서 음악에 맞춰 씰룩 씰룩 몸을 흔들어 본다. 뒤에 서 있던 어느 할아버지가 함께 나가 춤을 추지 않겠냐고 하지만 그 제안은 차마 받아들이지 못하고. ㅎㅎㅎ

(정보 : 그라나다 뮤직 페스티벌 관련 정보 참조)







그라나다는 요즘 또 세일이 한창이다.

오늘은 산후안의 밤. 엄청 큰 달이 뜨는 날인 동시에,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 즉 여름을 알리는 날이다.

여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스페인의 세일기간 아닌가.

스페인은 왕명으로 1년에 두번 세일을 한다. 아주 왕창한다.

세일 기간이 아닌 기간에 세일이라고 걸어놓는 것은 불법이라는데, 몇 번 본 것은 같다.

여하튼, 어제 시내에 나가보니 H&M 에도 ZARA 에도 세일이 시작되었다.

괜찮은 옷들이 다 빠져나가기 전에 한번 들러봐야겠다.

작년 재고로 남은 옷들을 주로 세일을 하는데, 괜찮은 옷들이 엄청 많아서, 세일 기간 동안에 쇼핑을 하러 가면, 우리나라의 백화점 세일 못지않은 인파는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그 인파를 감수하고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면 그 가격이 또 엄청 착하기 때문에 그만한 보람은 충분히 있다. 히히히.. 쇼핑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기간을 놓치지 마시길.





여름의 시작, 산 후안의 밤!


산후안의 밤, 즉 하지의 밤에 그라나다에서는 축제를 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라나다가 아니라 그라나다 근교의 알푸하라에 있는, 물로 유명한 Lanjaron, 즉 랑하론 이라는 마을에서 물의 축제를 한다!

나는 물의 축제에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보름달이 뜬 밤에 그냥 거리에 물을 마구 뿌려대고 그 물을 맞으며 여름을 맞이하는 축제라고 알고 있다. 물이 맑기로 워낙 유명한 마을이라 그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사실 그 맑은 물을 그냥 거리에 버려 버리다니.... 물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 하지만 뭐. 여기는 축제에 살고 축제에 죽는 스페인이니. 마을이 살아남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일년에 한번 여름을 맞이하는 의미로 랑하론의 맑고 깨끗한 물을 모두에게 배풀며 시원한 물의 축제를 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산후안의 밤을 즐기는 건 랑하론 만이 아니다. 사크로몬테의 동굴 박물관에서도 산후안의 밤을 맞이하는 축제를 한다.

음악을 즐기며 맥주를 마시며 모닥불을 피워놓고 밤새도록 여름 밤을 축복하는 것이다.

산후안은 그라나다의 유명한 성인의 이름인데, 왜 하지에 그의 이름이 붙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오늘은 여름이 시작되는 날.

사실은 나도 사크로몬테의 동굴 박물관 축제에 가서 모닥불을 즐기고 싶었지만, 늦게까지 자 버렸으니 어쩔 수 없지.


배가 고파 비스켓과 토마토 하나를 챙겨 친구가 기다리는 산 니콜라스로 향한다.

알바이신을 오르는 길에 골목 골목 사이로 보이는 그렇게 크다는 슈퍼문이 환상적으로 빛난다.

산 니콜라스에는 의외로 평소보다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전문 거리의 음악가가 아닌 취미로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기타를 들고 와 연주하며 부르는 아마추어의 멋이 살아있는 노래를 들으며 커다란 슈퍼 보름달을 즐기기에는 나무람이 없었다.

역시 산 니콜라스는 명불허전이다. 산 니콜라스에 뜬 커다란 달 아래 알람브라를 바라본다.

친구가 챙겨 온 체리를 야금야금 씹어 먹으면서, 산 니콜라스 전망대의 벽 위에 걸터앉아 길 아래로 체리 씨를 톡톡 뱉어가면서, 달빛 아래 아름답게 빛나는 그라나다와 헤네랄리페, 알람브라를 바라본다.

어떤 사람들은 여기서도 알람브라, 저기서도 알람브라 이렇게 알람브라를 자주 보면 지겹다고도 하는데, 나는 참 이상하게 하나도 지겹지가 않다. 벌써 수십번 수백번을 봤는데도 볼 때 마다 아름답다.





알바이신의 친구들과 여름을 맞이하며...


그곳에 앉아 달을 보다가 다로 강 변으로 내려가 보기로 하고 친구와 알바이신의 골목길을 걸어 내려간다.

골목 구석구석 일부러 삐잉 돌아서 알바이신의 밤골목을 즐기며 걷던 중, 어느 길 구석의 작은 골목길 안 아주 작은 광장에 작은 모닥불이 피워져 있는 게 보인다. 얼른 뛰어가 불구경을 한다. 산후안의 밤에는 역시 불을 피워야 제맛이다.

사크로몬테의 동굴 박물관에 가진 못했지만, 집 앞 광장에서 의자를 세워 작은 모닥불을 피워 놓은 알바이신의 친구들 덕에 알바이신 그 한 가운데에서 제대로 그라나다의 여름을 맞이한다.

알바이신에 사는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다. 그리고 공통점이 있다면 대부분 예술을 사랑하고 히피적인 성격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는 것.

한마디로 말하자면 자유로운 영혼들이 많이 산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들은 외부인에 관대하다.

내가 먼저 마음을 꽁꽁 닫지 않는 이상 이들과 친구가 되는 것은 아주 쉽다.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면 곧 그들은 친구가 되고, 그 따뜻한 눈매는 또 언제 만날지 모르는 나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해준다.

이런 알바이신의 사람들이 나는 참 좋다.

그들이 피워놓은 작은 모닥불을 함께 바라보며, 그들의 파티오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한동안 그곳에 서 있다가 다시 다로강 변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기 위해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길을 간다.


다로강변에서 바라보는 거대한 알람브라 뒤에 빼꼼히 숨어있는 슈퍼 보름달이 훨씬 더 크게 보인다.

낮게 뜬 거대한 보름달과 나란히 서 있는 아름다운 알람브라가 다로강의 물소리와 그 위에 펼쳐진 어두운 숲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 덕에 여전히 선선한 밤바람을 맞으며 그라나다에 본격적인 여름이 왔음을 깨닫는다.

이제 다로강변 광장에는 관광객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거리에는 스페인어 보다는 독일어, 프랑스어가 더 많이 들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너도 나도 해변으로 계곡으로 물을 찾아 떠나는 여름이 왔다.


이 여름, 그 누구보다 뜨겁게 보내고 싶다는 소망을 슈퍼 보름달에게 빌어보며

산후안의 밤, 그라나다에 찾아온 여름에게 두 번의 키스를 보낸다.


Hola, Noche de San Juan, Hola, La Luna Super, y Hola, El Verano de 2013!!!!!




Los Momentos de la Noche de San Juan y los dias de Verano



















































모든 내용물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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