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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길치, 유럽가다!] #5. 몽마르뜨 언덕

02'길치 유럽가다

by priim 2013. 4. 1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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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값이 금값!!

오르세 미술관에서 나오니까 배가 너무너무 고팠다.
아까 루블 박물관에서 바게뜨를 조금 먹긴 했지만
사실 간에 기별도 안 갈 만큼만 먹어서
우리는 슈퍼에 가서 빵이랑, 쵸코 잼 같은 거랑 사가주구
강변으로 가서 빵에 쵸코를 발라 먹었따.^^
쥬스랑 같이!!!
맛있었따.+_+

근데 단지..
세느 강변에서는 좀 지저분 했다.
아니, 지저분하다는게 쓰레기 그런거 보다도
오줌 냄새가 좀 났따.
아무래도 파리의 밟힐 듯이 많은 거리의 개들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암튼, 그치만 세느강의 다리들은 정말 운치가 있는 것 같다.




강옆에서 빵을 먹고 올라오니까
엽서 같은걸 파는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냥 길거리장사하는 아저씨는 아닌 거 같아 보이고
좀 예술가 처럼 생긴 아저씨 였고
팔고 있는 책이나 엽서 같은것도
꽤 가치있어 보였고
그중에 사고 싶은 것도 꽤 있었는데..
또, 사진 찍고 싶은 것도 꽤 있었는데..ㅠㅠ

마침 필름이 다 떨어졌고, 그때 마침 여행 바로 첫날이라서
여분의 필름을 안 가져왔는지라 우리는
그, 엽서파는 멋진 아저씨를 뒤로하고
루블 박물관으로 필름을 사러 돌아가야 했다.ㅠ..ㅠ
근처에 어디에서 파는지 몰라서 아저씨한테 물으니까
아저씨가 루블 피라미드 밑으로 가야 한다고 해서 거기까지 갔다.

사람들이 필름 값은 우리나라가 제일 싸다고 하더니..
정말 그 말이 실감이 났따.
필름 값이 금값이라 얼마였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도 두 통에 구천원 정도 였던 것 같은데..
돈을 내면서 피눈물을 흘렸다. ㅠ..ㅠ;;;


루블 박물관의 지하의 감각적인 샵!!


필름 파는 곳은 루블 박물관 지하에 있었는데,
아까는 보지 못했던, 음반 가게 같은 곳에 있었다.
세계 어디를 가나 듣는 음악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여기도 에미넴과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있다. ^-^

암튼 필름을 갈아끼우고 나랑 같이 다니던 현덕양과 선덕양이 각각 남자친구와 집으로 전화를 해서 잠깐 루블 지하의 샵을 둘러보고 있었다.
루블 박물관의 지하의 샵에는 상당히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물품 전시로 눈길을 끄는 곳이 많았다.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찾는다는 아가타도 보았는데
워낙 난 그런거에 관심이 없는지라
들어가서 보아도 우리나라 금은방이랑 크게 달라보이지가 않았다.-.-;


그거보다는 무슨 장난감 같은거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위층으로 올라가니까 무슨 텐트같은 것도 있고
별게 다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따.
장난감도 많이 있고 다이어라 같은 펜시도 이쁜게 많아서
눈이 참 즐거웠따.^^

구경하고 있는데 현덕양이 전화를 다 하고 멀리서 울면서 온다.-_-;;;;
남자친구랑 전화를 하는데 보고싶었나 보다.
에혀..-=-;;;
목소리 듣고 울 남자 하나 없는 나는 이럴때 다행이라고 해야하는 건가? -_-;;;;

아무튼 우리는 다시 루블 박물관을 나왔다. ^^
루블 박물관의 저녁은(시간은 저녁이었지만 햇살은 마치 오후 같았슴) 아침 보다는 덜 붐볐다.
그치만 역시 유럽의 햇살은 너무 따갑다.
아무튼 아까 그 엽서 파는 아저씨가 있던 자리로 다시 가봤는데
그 아저씨는 이미 어딘가로 가버리고 없었다. ㅠ.ㅠ
참 아쉬웠다.
그 아저씨 한테 사고 싶은 책도 꽤 있었는뎅...ㅜ.ㅜ..


[감각적인 색의 조화가 돋보였던 샵 ^-^]






튈러리 공원에서 퍼질러지다~!

근처를 그냥 걸어다니고 있자니..
골목 골목이 참 아름답다..
꼭 이리 들어오라고 우리한테 손짓을 하고 있는 것 처럼
저녁 노을과 어우러진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유럽 도시의 뒷골목의 멋을 한층 살려준다..
여행 중반쯤에만 됐어도 그런 골목에 당장 들어가 봤을 것인데..
그때는 여행 초반이라 아무리 멋드러진 골목이라도
대로가 아닌 곳은 선뜻 들어가보게 되지가 않아서
아쉽게도 그냥 지나쳤다.-_-;;

그렇게 그냥 걸어다니면서 이제 어디를 갈까.. 하는데..
문득 공원이 눈에 띄었다.
잔디밭이 깔려있는 공원으로..
바이킹 같은것도 있고,
커다랗게 돌아가는 바퀴(-=-;; 이름 생각 잘 안남)도 있고
아이스크림 파는 것도 있고
잔디밭에 누워서 쉬고 있는 사람도 있고..
우와.. 정말 멋진 공원 이었다.

우린 하루종일 박물관이다 미술관이다 돌아다니면서 시달렸기 때문에
이곳에서 잠시 앉아 쉬었다 가기로 했다. ^^
여행을 온 거지 미술 숙제를 하러 온 게 아니니까..
막상 잔디밭에 앉아서 쉬고 있자니 이대로 마냥 앉아 있고만 싶었다.

          

    






부럽다, 그들의 여유..


공원에는 우리 말고도 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저쪽에는 우리처럼 아시아계 사람들이 모여서
찬송가 같은걸 부르고 있고
저쪽에는 게이 커플 인것 같은 멋진 남자 둘이
다정하게 앉아있다.
그 외에도 이곳저곳 커플들이 많이 있따.


유럽의 저녁.. 공원의 풍경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
멋드러진 나무 한 그루가 지고있는 해의 노을에 역광으로 비쳐지면서
그 평화로움에 한몫을 더했다.
멋지다..
이런게 바로 여유라는 걸까..
내가 사는 곳에도 이런 공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들의 이런 여유가 부럽다.
이런 공원에서 그냥 수건 깔고 앉아서 쉴 수 있는
이 자유로움이 부럽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공원은
오랑쥬리 미술관이 있는 공원이었다.
뭐 하지만 미술관을 못 본게 아쉽지는 않다.
하루종일 미술관 박물관을 쫓아다니면서 여행의 첫날 내가 느낀 것은
찍고 턴 식의 관광이 얼마나 피곤한지였따.
이런 식으로는 도대체가 삼십일 동안 몸이 버텨날 것 같지가 않았따.
그 공원에서 쉬면서 난 많은 생각을 했다.
이런게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하고..

그리고 내일 부터는 내가 보고싶은 곳으로..
발길 닫는 곳으로..
그냥 보러 다녀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그곳에서 푹 쉬다가..
아홉시가 되어서..(밤 아홉시가 되도 해가 지지 않아서 우리는 오후 여섯시 쯤으로 생각했슴--;) 공원 문이 닫길래
우리는 그 공원을 나와야 했다.

공원을 나와서 우리는 몽마르뜨 언덕으로 가기로 했다.
아침에 여행 책자를 봤는데,
몽마르뜨 언덕에는 이른 아침이나 아니면 해질녘에 가야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ㅡ.ㅡ;
그러나 막상 몽마르뜨 언덕 하면 떠오르는 소매치기 라는 또 하나의 상징 때문에
바싹 쫄았던 것도 사실이다.^^
어찌나 가방을 꼭 잡고 있었던지..ㅋㅋㅋ..



해질녘의 몽마르뜨 언덕은..

물어물어 찾아간 몽마르뜨 언덕은..
아름다운 까페와 즐거운 사람들이 모여있는
멋진 곳이었따 .+_+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 많이 있고
그거 구경하는 사람 많이 있고
그래서 사람 무지 붐비고
그런 곳으로 생각 했는데...

밤이라 아름다운 조명을 밝힌 노천 까페들과..
까페에서 술 또는 커피를 마시면서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과..
그곳을 찾은 여행자들..
그리고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 조차도
하나로 어우러져
어느것 하나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질 만한 것이 없이
모두가 다 몽마르뜨 언덕 다웠다.. +_+

    

처음 가본 내가 몽마르뜨 언덕 답다는 말을 하는게 좀 웃길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처음 느낀 그곳의 느낌..
왠지 설레이고.. 자유롭고.. 낭만적인...
그런 한 폭의 그림 같은
그 그림의 한 구석에 나도 있고 싶은..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그곳은..^-^

시간만 충분하다면
이런 곳의 노천 까페의 한 구석에 자리잡고
까페에서 들려나오는 나직한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서
글이라도 쓰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그곳은..^-^


몽마르뜨 언덕에서 소다수를 마시다 ㅋㅋ

    

우리는 그런 곳을 그냥 둘러만 보는게 아쉽다고 생각해서
왠지 멋져 보이는 한 노천 까페에 테이블에 앉았다.^^
잠시후 웨이터 아저씨가 와서 메뉴판을 주었다.

메뉴를 보고 있는데 문득, 어디선가
외국에서는 까페에서 뭘 마실때 테이블 팁이
따로 포함되는 거라고 들었던 기억이 났따.-_-;
그래서 일단 메뉴를 시키고(제일 싼거^^;;) 웨이터 아저씨 한테 물어봤다.
이곳에 테이블 팁이 따로 있냐고..
그런데 아저씨가 잘 못 알아듣는 것 같았따.
그래서 몇번 되풀이 하다가 계속 못 알아듣더니
나중엔 짜증을 내고 가버린다.-_-;;;;
으악..
옆 자리에 앉은 시인 같아 보이는 아저씨 한테 물어보니
테이블 팁이 따로 없다고 한다. ㅜ.ㅜ
근데 그 웨이터 아저씨는 왜 짜증을 내는 거지.ㅠ.ㅠ
불어를 못하는게 죄도 아닌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다가 정신이 없어서 그랬나 싶다.
그치만 소심한 나는 그것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사실 얼굴은 웃고 있어도 내내 마음 속으로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 하고 걱정을 했다.


옆 까페를 보니 옆 까페의 웨이터 아저씨는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를 닮았고 아주 친절해 보였다.
옆 까페에 앉은 사람들이 부러웠다. ㅠㅠ


아무튼..
그래도 우리는 신나게 놀면서 이야기도 두런두런 나누구..
사진도 찍고..
옆 자리의 아까 그 시인 같아보이는 아저씨와
즐겁게 이야기도 나누고 하면서
대따 즐겁고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따. ^_^
까페 안에서는 코끼리 걸음마 노래를
피아노로 연주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우리의 앞에는 또다른 노천 까페에서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혹은 친구들과..
행복하고 평화로운. 또 낭만적인 저녁의 한 때를 보내고 있었다. ^-^

나중에 까페를 나설때, 테이블 위에 돈을 올려놓고 나올때
그 웨이터 아저씨가 테이블을 치우러 올때
내가 잘 먹었다는 의미로 씨익 하고 웃어보이니까
그 아저씨도 날 보고 씨익 웃어준다. ^_^
그렇게 씨익 웃으면서 쿨하게 돌아섰지만
사실 그때 속으로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ㅋㅋㅋㅋ
내가 실수한 건 아닌지..
그 아저씨가 내가 자꾸 물어봐서 화난건 아닌지..
그렇게 소심하게 걱정했던 내가 참 우습게 보였지만.
아무튼 화가난게 아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어쨌든 좋은게 좋은거다.                                                              
이 말이 대충대충 하라는 의미로 쓰일 때도 있지만
난 참 좋아하는 말이다.
좋은게 좋은거다..
일일이 따지고 들어가는것 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보다 행복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게
좋은거 아닌가? ^_^


하루를 마치며..

아무튼 피곤한 몸을 이끌고 민박집으로 돌아가면서
내내 기분이 좋았다. ^-^
파리 사람들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내가 웃어주면
무안을 주지 않고 친절하게 웃어준다._^_
그게 가장 좋은 것 같다. 히히..
                                                                              
민박집에 가서는 거의 열한시 정도 여서,                                                                          [꾸또네 집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파리의 야경]

저녁은 못 먹고
아저씨가 언제든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신
컵라면을 먹고 거기다 밥을 말아서 먹고
일기를 쓰고 잠자리에 들었따.

끝에 불이 켜지는 볼펜이 이럴때 참 유용하다.
다들 불 끄고 자는데 나 일기 쓴다고 불 켤 수도 없고..
그때 볼펜 끝에 불이 켜지는 볼펜으로 불을 켜고 일기를 쓰면 참 편하다. +_+
일기를 쓰면서 침대 옆의 창문을 내다 보니
멀리 몽마르뜨 언덕과 에펠 탑이 보였다.

파리의 야경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정신없이 지나간 여행의 첫날 이었지만..
왠지 즐겁기만 하다. ^-^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생길까..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잘할 자신이 생긴 것도 같다. +_+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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