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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밋 아저씨와의 대화

Granada days/People

by priim 2013. 4. 1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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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온 후로,

늘 함께 다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휴가를 끝내고 내일 자기 나라로 돌아간다.

타지에서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학원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대부분 3주 혹은 5~6주 만에 돌아가는 친구들이다.

단기간 어학연수 목적으로 온 친구들이기 때문에, 몇개월을 지내는 나로써는 이런 잦은 헤어짐이 종종 힘들 때가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간만에 나이도 비슷하고 대화도 잘 통해서 늘 함께 다니던 친구라서 그런지,

막상 떠날 때가 되니까 가슴 한 구석이 허전해 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허전한 마음으로 학원 근처를 산책하듯 어슬렁 거리다가,

하밋 아저씨를 만났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나에게 따뜻한 말씀을 건네주셨다.


"잘 지내니 써니?"


"네, 아니오.. 사실 친구가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이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슬퍼요.

그라나다에서 지내면서 모든 게 다 좋았지만, 안 좋은 몇가지가 있다면 바로 이런 헤어짐이에요.

저는 늘 여기 있는데, 사람들은 모두 잠시 머물다가 가버리거든요."


"그래, 휴가가 끝나서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구나.

하지만 써니, 장미를 생각해봐. 새들은 언제나 장미의 아름다움과 향기로움을 찾아 날아들지.

잠시 머물다가 가지만 그 향기와 아름다움은 늘 간직하고 있단다.

너도 마찬가지야. 너의 상냥함이 늘 사람들을 모여들게 하지.

그리고 그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더라도 너의 그 상냥함을 늘 기억할꺼야.

이 아름다운 그라나다에서의 추억과 함께."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진정한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끔 난 하밋 아저씨를 보며 그 노래를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친구와 함께했던 그 즐거웠던 시간들이

나의 마음속에, 또 그의 마음속에 늘 행복했던 기억들로 남기를.



바래본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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