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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에 다시 쓰는 모로코 여행기 사막투어 첫째 날

Granada days/Viaje!

by priim 2022. 7. 7.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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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쯤 나는 모로코에 다녀왔다. 그리고 짧지만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쓰다가, 말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글을 써보려고 한다.

글체도 바뀌었을 것이고, 기억도 정확하지 않겠지만. 그 느낌을 지금이라도 남기고 싶다. 

 

사막 투어의 첫번째 날, 글레디에이터를 찍었다는 명소를 둘러보고 우리는 점심을 먹었다. 뭘 먹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점심은 별로였다는 기억이 난다. 그날 기억에 남는 것 숙소였다. 

우리가 묵게 될 숙소는 마을과 동떨어진 도로변에 절벽 아래 위치한 숙소였다. 숙소 뒤로는 얕은 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숙소의 뒷편을 통해 우리는 그곳에 내려갈 수 있었다. 

나와 여행을 함께 하는 사막 투어 그룹에 두 명의 모로코 형제가 있었다. 형은 사교적이고 활기찬 느낌이고, 동생은 차분하고 말이 없는 느낌이었다. 둘 다 친절했고, 기도 시간이 되면 항상 기도를 했던 기억이 난다. 숙소 뒷편 계곡의 얕은 물에 발을 담그고 주변을 돌아보니, 어제까지 있었던 마라케시에 대한 기억들은 싹 사라지고, 진짜 모로코의 자연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계곡에는 군데 군데 분홍색 꽃나무가 있었는데, 모로코 형제가 그 꽃나무 이름이 아르알 이라고 가르쳐준 기억이 난다. 

저녁 식사는 쿠스쿠스와 닭고기 요리였고,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호텔 옆 기념품 가게에 들렀다. 마을과 동떨어진 호텔 옆에 작은 동굴 안에 그야말로 마법같은 기념품 가게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가게 주인이 직접 그린 그림도 팔고 있었다. 그림 솜씨가 너무 훌륭해서 칭찬을 하니, 가게 주인 하는 말이, 내가 여기서 태어나지만 않았어도, 유명한 화가가 됬을 거라고. 너스레가 아니고 진지하게 그런 말을 한다. 하하하.. 물론,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방으로 돌아와 모기향을 켜고 잠을 자려는데, 밖에서 한창 수다떠는 소리가 들린다. 남자들 목소리다. 모로코에서 주로 밖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남자들이었고, 찻집에 가는 사람들도 모두 남자, 여자들은 밤이 되서야 밖에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날 밤도 남자들의 수다가 끊이지 않았다. 정말 끊임없이 수다를 떤다. 여자 셋이 모여도 저 정도로 수다를 떨진 못할 것 같았다. 궁금해서 살짝 내다 본 밖에는 수다쟁이 모로코 남자들 머리 위로 밤하늘에 별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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