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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꼭 봐야겠다, 발렌시아 파야!

Barcelona days/Viaje!

by priim 2014. 4. 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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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로 가자!


몇 년 전, 스페인에 처음 오고, 이 나라의 다양한 축제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

카디즈의 카니발과 함께 꼭 가보고 싶었던 축제 중의 하나가 바로 도심 한가운데에서 인형을 불태운다는 발렌시아의 파야 축제 였다!

그 유명하다는 파야를,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도, 파야 축제가 하는 4월 즈음에는 언제나 내가 살던 그라나다에도 이런 저런 축제들로 정신없이 바빠서, 넘기고 넘기고 하기를 벌써 2년.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파야를 꼭 가봐야지, 하는 굳은 각오 같은건 없었지만, 

파야 기간 중 할인가로 나온 저렴한 발렌시아행 기차표를 발견하자마자,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겠다는 각오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파야는 인형을 여기저기 만들어, 며칠간 거리에 전시를 하고, 

마지막 날에는 그 모든 인형들을 불태우는 축제인데,

그 기원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나라가 그러하듯 여기서도 봄맞이 액땜과 같은 개념의 축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발렌시아 사람들은 이 한번의 불태움을 위해 1년 내내 그 해의 파야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만큼 그 인형의 퀄리티도 엄청 높다!


그 주는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한 주였다. 

그래서 주말에 발렌시아로 파야 인형을 구경하러 간다는 친구들과 함께 하지도 못하고, 그래서 나는 벌건 대낮의 파야는 구경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파야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날 그 모든 인형을 불태우는 크레마가 아닌가! 

크레마는 보통 마지막 날 밤 10시 쯤 부터 작은 파야들을 불태우면서 시작해서 그날 밤 12시에 본격적으로 모든 파야들을 불태운다. 

발렌시아로 가는 기차는 바르셀로나에서 8시 출발, 

나는 그날 수업이 8시 까지 있었다. 

그러나 다행이도, 그날의 수업은 교수님이 설명을 하는 수업이 아니라, 각자 진행할 프로젝트에 대해 학생들이 발표를 하는 수업이라, 

나는 교수님께 특별히 말씀을 드려 제일 첫번째 순서에 발표를 하고 조금 일찍 수업을 마치고 나와 발렌시아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이번에 함께 동행한 친구는 이곳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귀여운 후배. 

그 친구도 원래는 계획에 없었던 발렌시아 행인데, 급하게 마음이 동해 후다닥 표를 사고 출발하는 터라, 우리의 여행은 그야말로 설렘과 흥분, 그 자체였다!!!!!!!! 

더더군다나 다음날, 그 친구도 나도 오후부터 수업이 있는 터라, 우리는 발렌시아에 도착해서 크레마만 보고, 새벽 4시 기차로 바르셀로나로 돌아와야 했기에, 더더욱 뜨거운 축제를 보내자고 마음 먹었다! ;)


 


드디어 도착, 발렌시아!!! 그리고 크레마!!!


갑작스런 여행, 3시간 여의 기차 이동, 그리고 드디어 매케한 연기가 희미하게 도시를 감싸고 있는 발렌시아 역에 도착!!!!!!!

발렌시아의 기차역은 마치 쿠키로 만든 건물처럼 색색깔이 깔끔하고 예쁜 것이 특이했다. 

기차역을 나서자마자 광장 너머 일렬로 쫘아악 펼쳐져 있는 노점상들을 보니, 과연 음식으로 유명한 발렌시아의 축제 답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크레마를 보고 저기 있는 저 따끈따끈한 사탕발린 츄러스를 꼭 먹고 가야지! 하는 다짐과 함께, 우리는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시청 광장으로 향했다! 


발렌시아의 파야,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인 크레마는, 그것을 보기 위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거리는 혼잡 그 자체다!!!!!!!

시청 앞에는 가장 큰 파야가 세워져 있는데, 그 주변은 일찌감치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주변이래봤자, 화재의 위험 때문에 몇십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봐야해서, 가까이에서 보기는 힘들었다. 

대신 시청 주변의 시내 중심부 골목 곳곳에도 대형 파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 파야들 중 자그마한 꼬마파야들부터 불태우고, 그 다음 대형 파야들을 하나 하나 불태우면서 크레마의 시작을 알린다!


시내 중심가에서, 건물과 건물 사이게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서 불을 피우는 것이기 때문에, 소방 인력과 안전 문제 및 여러가지 여건상 한꺼번에 동시다발 적으로 태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발렌시아에 간다는 소식에, 그라나다에서부터 알고 지냈던 현재 발렌시아에 살고 있는 러시아 친구들이 그 늦은 시간에도 마중을 나와줬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라 더 반가웠고, 그라나다를 떠난 후 러시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이후 처음 만나는 거라 더더욱 반가웠다! ^^ 그 친구들과 함께 시내 중심가의 가까운 파야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드디어 우리 근처에 있는 파야에도 불이 붙여졌다!!!!!!! 파야는 꽤 큰 크기로 건물의 4층 정도 높이까지 올라가는 크기 였는데도, 크기에 비해 허무하리만큼 눈깜짝할 사이에 불에 타 사라졌다. 하지만 그 잠깐 동안 시내 중심가의 건물들 사이로 타오르는 불길과 시커멓게 나오는 연기, 그리고 소방관이 그 불길을 잡기 위해 쏘아 올리는 힘찬 물줄기 같은 것들이, 평소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은 아닌지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주변의 건물들 중에는 그을음이 묻지 않기 위해 방화천으로 보호막을 친 건물도 있었고, 5층 정도의 높이에서 창문으로 파야 불길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걸 보던 내 러시아 친구가, 자기네 동네에 파야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현실적인 농담을..ㅋㅋㅋ


불길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면 사람들의 진입을 막아놨던 바리게이트를 풀고 사람들이 지나다니도록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또다른 파야를 찾아 여기 저기로 흘러들어간다. 우리도 가이드를 자청해준 고마운 러시아 친구들을 따라 발렌시아 시내의 이곳 저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렌시아 사람들은 참 재미있다, 약간 안달루시아 사람들과 같은 면도 있는 것 같다. 마음이 열려있다고 해야하나? 

축제 때문인지, 천성 때문인지, 우리가 지나갈 때 마다 "사진 같이 찍어줄까?" 하면서 해맑은 얼굴로 말을 거는 사람들이 참 많았고, 발걸음을 재촉해야 해서 미안한 마음에 "고맙지만, 괜찮아.^^;" 라고 하면, 머리를 쥐어뜯는 시늉을 하며 "고맙지만 괜찮데, 고맙지만 괜찮데~~~" 라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ㅋㅋㅋㅋ


여기저기 길거리의 먹거리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고, 시내의 모습이 현대적인 모습과 옛 건물들의 모습이 적절하게 섞여서, 아름답고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곳곳에 아직 불타지 않은 파야들이 마지막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고, 그러다가 어느 광장에서 꽃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거대한 마리아 상을 만나게 되었다!!!!

친구 말로는 이 마리아상에는 원래는 꽃이 없었는데, 파야를 시작하고, 발렌시아의 전통 복장을 한 예쁜 파예라들이 하나씩 이곳에 꽃을 꽂아서 이렇게 꽃으로 가득한 마리아상을 완성한 거라나? 와우... 진짜 너무너무 아름다웠고, 거대한 꽃들의 군상이 달밤에 빛나는 모습이 비현실 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아... 아쉬운 게 한가지 있다면,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천천히 즐길 시간의 여유가 없다는 것!!!! 


그래도 급하게 발렌시아까지 와서 짧게 있다 가는건데, 이것 저것 놓치지 않도록 알차게 가이드해준 러시아 친구들 덕분에 우리는 여기 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며, 발렌시아 시내의 구석 구석을 구경할 수 있었다! 

동그란 모양이 인상적인 어느 광장부터, 유럽에서 가장 폭이 좁은 건물이라는 기염할 만한 비좁은 건물, 발렌시아에서 가장 화려한 건물이라는 어느 아름다운 옛 건물 까지... 그렇게 구경을 하다보니, 시청 광장 쪽에서 불꽃놀이를 하면서, 가장 큰 파야에 불을 붙일 것임을 알려왔다!!!


그래그래, 서둘러 시청 앞으로 가자! 해서 가보니 이미 시청앞 광장은 사람들로 만원상태..

그래도 멀리 나마 파야가 보이는 어느 쇼윈도에 오리 궁딩이를 꾸역꾸역 들이밀고 올라가 나름 잘 보이는 고지를 차지!

그 위에 올라가서 보니, 저 멀리 파야도 파야지만, 그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핸드폰을 들고 그 광경을 찍고 있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ㅋㅋㅋㅋㅋ

가장 큰 파야가 음악과 함께 불태워지면서,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히자 시청 앞 광장의 바리게이트는 풀어졌고, 사람들도 여기 저기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러시아 친구들도 내일 일이 있기 때문에, 그 쯤에서 돌아가야 해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우리는 헤어졌다. 


불에 타는 거대한 파야의 모습은, 뭔가 기대했던 만큼 가까이서 볼 수 없다는 건 아쉬웠지만, 도시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불장난(?)을 한다는, 뭔가 금기되어 있는 걸 하는 듯한 기분에 약간의 카타르시스와 함께, 저 불길을 보러 모인 수많은 사람들과 모두 긍정적이고 설레는 이 축제의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더욱 즐거웠다!!!!!

불이 타오르고, 불에서 날라가는 불씨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웠고, 연이어 터지는 폭죽에 귀가 따가웠지만, 그 아름다운 모습이 또한 불타는 파야의 모습과 그 뒤로 얼핏 비치는 시청 건물의 모습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거대한 환상적인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꺼져가는 크레마의 불길을 찾아서...


이제 뭘할까.. 같이 온 동생과 고민하다가, 일단 뭘 좀 먹기로 했다. 

정신없이 파야 구경을 하다가 새벽에 사먹는 츄러스와 부... 뭐더라? 암튼 우리네 시장에서 파는 설탕 달달하게 묻힌 도너츠 같이 생긴 과자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착하다는거! ^^


시장 곳곳에 아직 불타고 있는 파야들과 그 근처에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는 어느 파예라,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가 포옹을 해주며 뭔가를 축하해주는 사람들, 그들에게 파예라가 울고있는 이유를 물어보니 파예라 마요르 라는데, 찾아보니 올해에 선발된 파예라 마요르는 다른 사람인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파예라가 뭐냐면, 이 파야 기간 중에는 발렌시아의 나이 상관없이 아름다운 여인들이 전통 복장을 곱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려입고 파야 기간을 상징하는 파예라로써 활동하는데, 그 중에 매 해마다 파예라 인판틸, 즉 어린아이 중에 최고 파예라 한명과 파예라 마요르, 성인 여성 중에 최고 파예라 한명을 뽑아서 그들이 그에 해당하는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파예라 마요르 말고도, 어머니 뻘 되는 여인들까지 아름답게 차려입고, 파야의 마지막 날 불길과 함께 새벽 늦게까지 발렌시아의 시내 곳곳에서 파야의 마지막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특히나 우리가 보았던 울고있는 파예라의 눈물을 보며, 이들에게 있어서 파야란, 불구경 그 이상, 일년 내내 그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과 추억들, 그 모든 즐거움과 기쁨, 아쉬움들을 한꺼번에 모아놓은 그 무언가 이겠구나 싶은 생각에, 새삼 그 새새한 마음을 알 수는 없었지만, 조금은 그 눈물을, 또 그녀에게 다가와 따뜻한 포옹을 전하는 발렌시아 시민들의 마음을 알 것도 같았다. 


더 안전하게, 더 편안하게를 부르짖으며 우리가 만들어낸, 신체적 접촉이 유난히 결여된 오늘의 도시에서, 그것이 무엇이든,  비록 남들이 보기에는 우스꽝스러워 보일지도 모르지만 세세하게 공들인 인형을 만들고, 그 인형을 전시하고, 그것을 불태우고, 또 그것을 축복하는 그 모든 과정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그 누군가, 우리의 이웃, 우리의 가족, 우리의 친구들과 함께하며 그 벅차오르는 감동까지 함께 한다는 바로 그 공동의 기억,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공유하는 그 기억 속에 아마도 파야의 진정한 의미와, 오늘 날 발렌시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파야에 열광하는 이유의 비밀이 숨어있는 것 같다. 


 


판타지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어느 바에서..


여기 저기 구경을 다니면서 밤거리를 정리하는 발렌시아 사람들도 구경하고, 그러다 만난 놀이터에서 둥그런 유에프오 처럼 생긴 그네가 있어서, 그곳에 앉아 그네도 타고 사진도 찍으며, 정말 굳이 빡빡한 시간에 짬을 내어 발렌시아까지 온 보람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을 때 쯤, 우리는 또다른 파야를 구경하다가, 한 아저씨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브라질에서 왔다던가? 포르투갈 이었나?

아무튼 그 대머리아저씨는 같이 온 동생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고, 우리는 그 아저씨의 친구들이 있다는 어느 바에 초대를 받아 함께 가게 되었다. 


그렇게 따라간 그곳은 이미 문이 닫혀져 있는 거리 모퉁이의 어느 작은 바!

발렌시아 사람들은 파야가 끝나면, 특히 바와 레스토랑들은 며칠간 휴가를 가는데, 

이 바도 휴가의 시작을 자축하며 가족과 친구들끼리 모여서 작은 파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와우!!!!!! 이것이야말로 판타스틱한 '발렌시아' 그 자체 아닌가!!!!!!!

바를 운영하는 건 아빠 엄마와 딸, 그리고 사위로 이루어진 한 가족 이었다. 

아빠는 슈렉을 닮았고, 엄마는 소년 만화의 강인하고 톡톡 튀는 여주인공을 닮았다!

딸은 나탈리 포트만을 닮았고, 딸과 함게 키가 작아 너무 귀여웠던 사위는 전형적인 스페인의 키작은 훈남 이었다. ^^

또 그들의 친구들인, 쿠바에서 왔다는데 전혀 쿠바사람처럼 생기지 않은, 동성애자인 어느 아저씨 친구(이름을 까먹었다), 

그리고 뚱한 표정이지만 웃긴 농담을 툭툭 던지며, 할 말이 없으면 그 친구더러 '얘는 동성애자야' 라고 놀리던 또다른 아저씨 친구. 

이렇게 몇몇 그들의 친구들이 모여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고, 거기 얹혀서 우리도 맥주 한잔을 얻어마셨다!


벽에는 키가 크고 뚱뚱한 아빠와 빼빼 마른 엄마를 판타지 동화 속 주인공 처럼 그려놓은 그림이 한 장 걸려 있었고,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자, 그 자리에서 그림 속의 캐릭터와 똑같은 포즈를 취해주시는 유쾌한 엄마 아빠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

나탈리 포트만을 닮은 딸은, 전혀 안 그래 보이는데 벌써 애기가 둘이나 있는 애기엄마였고, 

우리에게 그 애기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빤짝이로 예쁘게 꾸며 가게에 두었던 애기들의 사진을 떠나는 우리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ㅠㅠ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었더라... 쿠바에서 온 그 친구가 동성애자라는 이야기?

발렌시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 집 손녀들이 얼마나 귀여운지에 대한 이야기?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꽤 한참동안 그곳에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대화는 너무너무너무너무 즐거웠다!!!!

마치 오래전 세비야를 여행할 때 만났던, 밤마다 함께 맥주를 마시던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늘 기억에 남았던 어느 가족을 보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고, 지나치리 만큼 정이 많아서 주고 또 주고 더 주지못해 아쉬워 하던 그라나다 사람들을 보는 것도 같았다!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다가 기차 시간 때문에 바를 나와야 할 때쯤, 그들이 선물로 그집 아기들의 사진을 손에 쥐어줬고, 발렌시아에 꼭 다시 오라며, 사진의 뒤에 주소와 연락처, 그리고 이름을 적어주었다. 

나는 발렌시아에 꼭 다시 오겠노라고, 오면 제일 먼저 너희 바에 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함께 온 동생과 함께 기차역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4시간 반, 발렌시아의 꿈같은 크레마...


아.... 기차역 광장 앞에서 기차 시간을 기다리며, 

이 짧은 몇시간 동안 발렌시아에서 내가 겪은 모든 일들, 가슴 벅찼던 그 모든 감정들을 되새겨 보았다.

나는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다... 

그 기분좋음을, 몇마디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 것이다. 

다만 처음 온 발렌시아에서, 나는 예술과학 공원도 못 봤고, 빠에야도 못 먹었지만,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훨씬, 훠얼씬 특별했던 발렌시아를 만났고,

또 처음 만난 이들과 파야의 크레마 불길 속에서 하나가 되는 듯한 특별한 순간을 경험했다!!!!!!!!

그 모든 것이 몇시간, 그것도 여느때 같으면 꿈결을 거닐었을 새벽에 일어난 일들이어서 그런지, 왠지 이 모든게 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는 나도, 같이 간 동생도, 골아떨어졌다. 

잠에서 깨어날 때 쯤, 어느 바닷가를 지나고 있었다. 

아침 해가 떠오르는 바닷가를 보면서, 그 모든게 꿈은 아니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인생이 언제나 즉흥적일 수는 없다. 

하지만 가끔 한번씩은 이런 즉흥적인 여행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굳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이따금 이런 변칙적인 요소들을 우리의 인생에 끼워넣어주면,

그 결과가 무엇이든, 그로인해 파생되는 효과가 무엇이든, 그것이 더 좋은 것이든 더 나쁜 것이든, 

그것은 인생을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계단을 오르듯 하루 하루 똑같이 반복되기만 하는 인생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다. 

인생은 짧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런 특별함도 한번쯤은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한 순간의 특별함이, 수많은 시간의 고뇌보다 더 큰 가르침을 우리에게 안겨주기도 하는 법이니까.


그리고 채 하루가 안되는 짧은 시간 속에서 나에게 더없이 특별하고 행복한 순간들만을 안겨준 발렌시아의 파야, 그리고 

그 파야를 함께 즐겨준 모든 발렌시아노들에게 심심하고 진실한 감사를 전한다. 


지금 내 책상 위에서 웃고 있는 두명의 예쁜 발렌시아 아기들의 사진을 보며.

처음 본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던 그들의 환한 미소를 되새기며,

비가 온다고, 피곤하다고, 죽을 상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만 끼쳤던 나의 하루를 조용히 반성해 본다. 


내일은 오늘 보다 나을 테니까,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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